처음 팀장의 역할을 맡았을 때, 여러가지 감정이 교차했던 기억이 있네요.
조직에서 나를 인정해주었다는 뿌듯함,
비교적 빠른 연차에 역할을 가졌다는 우쭐함까지.
하지만, 이런 감정들은 빠르게 소멸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아주 근본적인 질문에 마주하게 됩니다.
이제 내가 아닌,
우리 팀이 인정 받고 살아 남아야 하니까요.
어떤 성과를 만들어 내야 할까?
그 성과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
성격 급하고 화가 많은 상무님하고는 잘 지낼 수 있을까?
주변 팀장들이 다 나이가 많은데, 무시하면 어쩌지?
팀원들에게 과제는 어떻게 부여하지?
나보다 나이 많은 김차장은 어떻게 대해야 하지?
항상 불만이 가득한 정대리는?
매일 지각하는 이과장은?
일 하기 싫어하고, 뺀질거리는 최대리는?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고 끝이 없습니다.
현실의 팀장은 고민의 끝이 없네요.
결국 리더는 이러한 고민들의 답을 찾아가는 사람입니다.
이 과정에서 물론 시행착오는 어쩔 수 없겠죠.
그럼에도 계속 시도하고, 수정해가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리더들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것들을 토대로,
고민하고 행동에 옮기는 정도에 따라 리더의 유형을 크게 4가지로 분류해 보았습니다.
1. 롤모델: 리더의 역할에 대해 끊임 없이 고민하고, 하나씩 실행해 가는 리더
▷ 시행착오가 있지만, 진정한 리더의 모습에 조금씩 다가가는 유형
▷ 시행착오를 얼마나 빠르게 줄여나가는지가 관건
2. 일진: 리더의 역할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행동이 앞서는 리더
▷ 동기부여는 셀프로, 일과 성과 위주로 조직을 이끄는 유형
▷ 언어 폭력, 감정 폭력이 위험할 수 있음
▷ 단기적으로는 성과도 좋고, 상사들에게 인정받는 경우가 많음
3. 방구석 여포: 리더의 역할에 대해 고민이 많지만, 고민으로만 끝나는 리더
▷ 스스로 괴로운 유형
▷ 시간이 갈수록 팀원들이 더 괴로워 질 수 있음
4. 옆집 아저씨: 리더의 역할에 대한 고민도, 리더로서의 행동도 최소화 하는 리더
▷ 팀원들 뿐만 아니라 과제들까지도 방임하는 유형
▷ 회식할 때만 즐거운 유형
내 경험상 유형별 비중은
일진형 리더 > 옆집 아저씨형 리더 > 방구석 여포형 리더 > 롤모델형 리더인 듯 하네요.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일진형 리더는 거의 대부분이 일잘러 출신입니다.
그리고, 본인이 스스로 노력해서 일잘러가 되었고, 또 리더가 되었다고 생각하죠.
그래서, 팀원들도 각자 자가발전해서 일잘러가 되라고 요구합니다.
팀의 성과도 꽤 괜찮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상사들이 좋아합니다.
하지만, 팀원들은 숨을 못쉬고,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죠.
성과 잘 내는 리더, 최고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리더가 장기적으로 계속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조직은 점점 병들어 가고 있기 때문이예요.
일진형 리더의 결말은 보통 3가지로 나타납니다.
(1) 결국 조직에 문제가 생겨서 훗날이 꼬이는 경우
(2) 짧은 시간에 큰 성과를 내서 승진하는 경우
(3) 성과를 잘 포장해서 이직하는 경우
회사의 입장에서는 2번의 리스크가 가장 크다고 할 수 있겠네요.
더 큰 조직에서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으니.
3번의 경우는 결국 폭탄 돌리기인데,
일진형 리더는 은근 3번이 많은 것 같습니다.
본인들도 한 조직에 오래 있으면 안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게 아닐까요?
오늘은 리더의 유형과
개인적으로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일진형 리더에 대해 짧게 정리해보았습니다.
조금 더 깊은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무튼, 처음으로 돌아가서, 처음 리더가 되었다면,
내가 어떤 리더가 되고 싶은지?
그러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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